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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언택트시대, 영상미디어 문법 활용(선양욱교수)

언택트시대, 영상미디어 문법 활용


백석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영상문화콘텐츠학』 선양욱교수

 


1. 서론


어느 때보다도 영상 미디어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유튜브에 하루 업로드 되는 영상콘텐츠는 분당 400시간이다. 이것은 코로나 19 팬데믹 바로 전의 통계임을 감안하면 지금은 분당 500시간 이상이 업로드 될 것이다. 하루 업로드 되는 동영상을 한 사람이 다 보려면 2만 4,000일이 걸린다. 약 18년 정도의 분량이다. 개인 일상생활의 vlog를 비롯해 아무런 설명 없이 주관적 시점의 카메라가 걸어 다니는 화면을 보여주는 ‘서울 광화문 도심 여행’ 같은 영상 콘텐츠, 팬데믹 이후에는 한국의 약 5만 교회들이 매주 마다 업로드 시키는 각종 예배 영상 콘텐츠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인종, 국가 등 모든 영역에서 영상물이 제작되어 업로드 된다. 

셀 수 없이 방대한 양의 영상물이 유튜브 앱을 열면 보여 진다. 영상 촬영하는 장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시대, 내 손안의 모바일 카메라로 항상 촬영할 수 있고 간단한 편집도 가능한 앱이 있어 전문성이 뛰어 나지 않아도 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유튜브의 업로드도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 손쉽게 만들어진 영상이 나만을 위해 기록되어진 영상이라면 어떻게 촬영하던, 편집이 되어 있던 상관이 없다. 하지만 업로드 된 수많은 영상콘텐츠 중에 정작 각 영역에서 의미 있는 클릭 수를 갖는 콘텐츠의 양은 1% 정도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눈에 띄는 영상물은 각각의 독특한 내용, 기획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만들어진다. 계획되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내용에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영상물도 많다. 

내가 만든 영상물이 공공의 장소에 노출되어 타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하기 기대한다면 여기에는 내용 기획을 잘 하는 것과 더불어 ‘영상 문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에서는 문법을 잘 지켜야 소통이 된다. 내 개인의 메모, 나 자신도 잘 알아먹기 힘든 메모를 소통의 글로 사용하기 힘든 것처럼 영상도 그렇다. 대화 언어에도 일상 단어만을 사용하는 대화법이 있지만 고급 단어나 숙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대화가 존재한다. 영상도 모바일 폰의 카메라에 보이는 대로 찍을 수 있지만 ‘영상 문법’의 기본을 알고 촬영을 하게 되면 마치 언어의 고급 단어를 사용한 격조 있는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영상이 21세기 언어라면 영상에도 문법이 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내면서 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영상을 미디어로 사용한다. 그러나 효과적인 영상 문법을 활용하여 영상이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장점을 살려 소통하기 보다는 최소한의 영역, 즉 ‘보여주고 들려준다’는 장점만을 사용한다. 영상은 어떻게 보여주고 들려주는가에 따라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할 수도 있고 약화시킬 수도 있다. 영상 문법을 알자. 언택트 시대, 영상을 미디어로 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필수적이다. 인간에게 교양이 필요하듯 영상에도 그것이 필요하다.  



2. 본론


커뮤니케이션이론 중에 헤롤드 라즈웰의 ‘SMCRE 이론’이 있다. 여기서 S는 메시지를 전하는 주체인 송신자 Sender, M은 송신자의 Message, C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간 미디어 Channel, R은 메시지의 수신자Receiver,  E는 수신자의 메시지에 대한 이해 정도를 나타내는 Effect를 의미한다.  

언택트 영상 예배라는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의 5가지 요소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설교자(sender)?, 하나님의 말씀(message)?, 회중(Receiver)?, 설교의 감동 (Effect)? 미디어 (Channel)?  우리는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그런데 그 말씀을 누가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므로 설교자가 충분한 시간으로 기도하며 준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하나님 말씀이 완벽하고 설교자의 준비도 완벽하다는 전제라면  회중들이 그 말씀을 감동으로 받아 최대한의 효과가 나타날까?.  대부분의 경우 완벽한 말씀, 완벽한 준비라고 생각하는 설교자의 설교시간에도 졸거나 딴 생각하는 회중들이 한둘이 아니다.  SMCR E이론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Channel이 맞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자가 잘 준비하여 늘 순종적이고 집중을 잘하는 회중에게 전한다 할지라도 전달하는 미디어에서 채널이 맞지 않으면 설교의 감동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그 미디어가 영상이라면 송신자와 수신자가 공감이 일어나는 영상 문법이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를 동반하지 않은 화면에서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 영상 문법이다. 텍스트나 언어가 없이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 만들어지는 영상 문법의 메커니즘 3가지를 알아보자.



※ 의미를 만들어 내는 영상 문법 

(1) 화면 사이즈가 의미를 만들어 낸다.

화면에 피사체의 크기가 어떤 사이즈로 보여지느냐에 따른 의미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익스트림 롱 쇼트’부터 ‘익스트림 클로스 업’에 이르기까지 약 7단계~9단계로 나눌 수 있다. 




 




 ① 익스트림 롱 쇼트 ( Extreme Long Shot : E.L.S)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아주 극단적으로 넓은 공간을 화면에 담은 것을 말한다. 초 객관적인 상황을 전달하려 할때 사용한다. 화면에서 활동하게 될 주인공이나 주요 물체가 어떤 환경에 있는지에 대해 설정해 줄때 주로 사용한다. 설정 쇼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② 롱 쇼트 (Long Shot : L.S)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화면의 인물이 멀리 보이도록 촬영한 것을 말한다. 인물의 남여 여부나 장년, 소년 여부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 이다. 인물이 어떤 움직임과 활동을 하는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줄 때 사용한다. 

  




③ 풀 쇼트 (Full Shot : F.S)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인물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화면에 담기도록 촬영한 것을 말한다. 인물로 꽉찬(full)화면이다. 인물의 구체적인 움직임과 얼굴표정까지 보이기 때문에 관객은 인물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주관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객관성을 유지하는 화면 사이즈이다. 


 ④ 미디엄 쇼트 (Medium Shot : M.S)

  미디엄 쇼트는 인물의 신체 어떤 부위까지 촬영하느냐에 따라 니 쇼트(무릎: Knee Shot), 웨이스트 쇼트(허리 : Waist Shot), 버스트 쇼트 (가슴 : Bust Shot) 으로 나눌 수 있다. 화면 사이즈에서 인물의 신체일부가 잘려지기 시작하면 화면은 점점 더 주관적인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 감독의 주관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감독은 다른 곳은 볼 필요 없으니 머리 끝 부터 가슴 까지만 보라고 관객들에게 주관적인 관여를 한다는 것이다. 영상 문법상 중요한 것은 무릎과 허리사이인 허벅지를 잘라 촬영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허벅지를 자른 화면은 불안정해 보이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을 둔 의도적인 쇼트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⑤ 클로스 쇼트 (Close Shot : C.S, Clost Up: C.U, Extreme Close Up : E.C.U)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인물의 어깨부터 머리끝까지를 화면에 담으면 클로스 쇼트, 인물의 얼굴만 꽉 차게 담으면 클로스 업, 인물의 특정 부위를 확대한 듯 담으면 익스트림 클로스 업 이라고 한다. 

  각각 주관적 개입, 초 주관, 극단적 주관의 의미를 갖는다. 클로스 쇼트는 감독이 관객에게 “이 장면을 놓치면 다음 장면을 이해할 수 없어요~!“ 라고 외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감독의 주관이 극도로 관여된 것을 익스트림 클로스 업이라고 한다. 



(2) 화면의 앵글이 의미를 만들어 낸다.

화면의 앵글(Angle)이란 피사체(촬영되는 물체)를 기준으로 카메라의 렌즈가 위치한 각도를 의미한다. 로우 앵글(low Angle)부터 총 4가지의 앵글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다.








① 로우 레벨 쇼트( Low Level Shot)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카메라가 피사체의 하단에서 촬영되는 화면을 말한다. 왕위에 않은 왕과 중간에 앉은 왕비 그리고 가장 아래에 앉은 신하의 높이로 화면이 구성된다고 서열이 결정되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왕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의미를 갖는다. 로우 앵글은 피사체에게 존중을 표시하고 권위를 부여한다. 

② 아이 레벨 쇼트 (Eye Level Shot)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평상시 우리 눈의 높이로 보이는 앵글을 화면을 말한다. 눈높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앵글은 평등함을 의미하며 평상시 보통사람들의 친밀함을 나타낸다. 카메라 렌즈의 높이가 피사체의 눈높이와 동일할 때 만들어지는 화면이다. 


③ 하이 레벨 쇼트 (High Level Shot)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카메라 렌즈가 피사체의 눈높이 보다 높은 곳에 설정되어질 때 만들어지는 화면이다. 위에서 누르는 듯한 카메라의 앵글은 보이는 대로 고통이나 억압을 의미하며 감독의 연출 의도가 강하게 개입된 화면이다.

④ 버즈 아이 쇼트(Bird’s Eye Shot) 
공중을 나는 새의 눈높이 화면이라고 해서 붙여진 화면 이름이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카메라가 평지로 부터 90도로 세워져 공중에서 촬영한 화면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헬리콥터가 동원 되어 항공 촬영을 해야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드론을 사용하여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화면이다. 초객관을 의미하거나 초월적 시점을 관객에게 강조할 때 사용한다. 


(3) 카메라 렌즈에 따라 의미를 만들어 낸다.

촬영시 어떤 카메라 렌즈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화면의 의미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렌즈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의미를 나타내는 큰 단위로 나누면 세 종류가 있다. 망원렌즈, 표준렌즈, 광각렌즈가 그것이다. 

망원렌즈는 화각(화면이 보이는 각도)이 가장 작은 대신 멀리 있는 피사체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당겨 볼 수 있고 광각으로 갈수록 화각은 넓어지지만 그만큼 집중도는 떨어진다. DSLR 카메라에서는 렌즈를 교환하면서 촬영을 하지만 최근 출시된 모바일 편에서는 3가지 종류의 렌즈가 모두 탑재되어있어 용이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 


 ① 망원렌즈(Telephoto Lens)
망원렌즈는 85mm렌즈에서 1000mm렌즈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숫자가 높아 질수록 초점거리는 멀어지고 환각도는 좋아진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가까이 볼 수 있으며 초점이 맞은 피사체의 앞뒤에 자리하는 물체는 흐려져 보인다. 때문에 감독이 주관적으로 피사체를 강조하려고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주의를 집중시키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때 사용되는 화면이다. 


② 표준렌즈 (Normal Lens)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 눈이 보는 것과 동일한 화면의 심도를 갖는다. 보통 50mm 렌즈가 표준이 된다. 망원렌즈나 광각렌즈를 사용한 화면이 감독의 주관을 강하게 드러낸다면 표준렌즈로 촬영된 화면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관객의 선택을 존중할 때 사용되는 화면이다. 


③ 광각렌즈 (wide Angle Lens)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표준렌즈나 망원렌즈에서는 볼 수 없는 화면의 왜곡이 생기는 화면이다. 보이는대로 지나친 확대로 과장된 의미를 나타낼 때, 피사체를 부정적 이미지나 코믹한 이미지로 나타낼 때, 풍자나 조롱 등의 의미를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된다. 


3. 결론 

이상에서 살펴 본 것처럼 영상 메커니즘을 문법적으로 잘 활용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은 질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어느 때 보다 영상 콘텐츠가 난무하는 시대다. 이런 때에 제대로 된 영상 문법의 기초를 알고 품격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면 소통하는 타자와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다. 

크리스천으로서 예배 영상이나 기타 교회와 관련된 영상을 만들 때 영상 문법 사용에 있어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영상 문법을 어떤 정황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중문화에서 사용되는 문법과는 차별된 문법을 사용해야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으로서 교회 영상을 사용할 때의 상황은 3가지를 들 수 있다. 즉 예배영상, 친교나 광고 영상, 전도나 구도자를 위한 영상이 그것이다.

예배에서의 영상은 가능한 현란한 카메라 워킹이나 빠른 화면 전환을 절제해야한다. 예배자가 스크린의 영상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예배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교회성가대 영상에서는 보통 성가대 전체를 보여주는 롱 쇼트로 시작해서 한 인물의 전체를 보여주는 풀 쇼트로 전환되어 나중에는 인물의 어깨부터 얼굴까지 보여주는 클로스 쇼트까지 전환되어 보여주는 것이 관행이 되어있다. 그런데 성가대의 찬양은 성가대 개인이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찬양이 아니라 회중 전체가 함께 드려지는 찬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클로스 쇼트(감독의 주관적 관여)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예배자로 하여금 잡념(한 사람의 얼굴을 상세히 보여줌으로 생기는 예배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을 갖게 해서 하나님을 향한 마음으로 부터 이탈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찬양하는 손을 클로스 업하여 보여 준다든가 눈물 흘리는 기도자의 얼굴을 클로스 업 하여 보여주는 것이 일반 대중영상에서는 아주 효과적인 인써트(삽입화면)일지 몰라도 예배영상으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내가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있지도 않은데, 찬양하고 있지도 않은데 마치 내가 손을 올려 찬양하는 사람처럼,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사람처럼 스스로 조작되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것이 영상이 갖는 힘이다. 영상편집을 잘 못 사용하면 조작이 될 수 있다. 대중문화의 쇼 프로그램이나 연예프로그램에서는 얼마든지 사용하여 조작이 흥미가 되게 할 수 있지만 예배영상에서 만큼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관점으로 예배시간에 사용하는 주제제기 영상이나 설교예화 영상은 대중문화에서 빌려 온 드라마나 영화나 코미디 프로를 짜깁기하여 보여 주는 것도 주의해야한다. 회중의 반응은 반짝 빛나겠지만 그 짜깁기 영상을 보는 순간부터 많은 연약한 회중 들은 그 대중문화 영상의 잡념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배가 끝나면 기억하는 것은 설교의 주제와 상관없이 그것(드라마, 코미디, 영화) 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친교, 광고 영상에서는 대중문화 영상을 일부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카메라 워킹도 어느 정도 현란함이 가능하다.    
  
전도 집회나 구도자 예배(청년예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불신자들이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해 모이는 집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중문화 영상을 잘 활용하여 그들의 언어와 하나님의 말씀을 연결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택트 시대에 효과적인 영상 문법을 교회에 적용함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영적인 삶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